실물화폐란 무엇인가?
실물 화폐는 소재 자체가 상품 가치를 가지고 있는 화폐를 말한다. 현대사회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중세시대까지 많이 사용되던 금화나 은화 등을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실물화폐는 각각의 사회가 갖는 역사와 환경 등의 여러 조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주로 해당 사회에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생산물이나 재화를 사용해 왔다. 대표적인 상품 화폐로는 위에서 언급한 금화와 은화 이외에도 곡물, 가축, 천 등이 있다. 이중 고대사회에서 많이 사용되던 돌과 조개 등을 이용해 만든 화폐는 자연 화폐라고도 불린다. 이후 산업이 발달하면서 가치가 더 높고 상품으로써의 가치가 쉽게 훼손되지 않는 귀금속(금, 은, 동, 구리 등)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일련의 화폐를 일컬어 실물화폐라고 부른다.
실물 화폐로서 요구되는 조건은 주로 소재가 품질면에서 동일성을 보일 것, 분해와 결합이 용이할 것, 비교적 소량이라도 큰 교환 가치를 가질 것, 내구성이 높을 것, 운반이 용이할 것 등이며 이 조건을 대부분 충족할 수 있는 귀금속으로 만들어진 화폐야말로 실물 화폐의 조건을 가장 많이 갖춘 것이었다.
실물 화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사용자 스스로가 이 화폐의 유용성과 가치를 직접 반영해 인식한다는 점일 것이다. 실물화폐를 지급하고 재화를 구매한다는 행위는 얼핏 보면 물물교환과도 유사해 보이지만 사회 전체가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교환 단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물물교환과는 구분된다. 포로수용소나 교도소에서 담배가 실물화폐로 사용되는 것을 예로 들어보자. 사회로부터 격리된 이 특수한 환경에서 사람들은 의류, 화장지, 음식 등을 담배와 교환했으며 이는 이 장소에서는 모두가 담배를 사용해 다른 사람에게서 재화를 구입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성립될 수 있었다.
명목화폐란 무엇인가?
명목화폐는 경제학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로써 화폐 자체가 실용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법률 등에 의해 강제적으로 가치를 부여받아 매매 등에 사용되는 통화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명목화폐로는 정부에서 발행한 지폐와 기업에서 발행한 상품권 등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통화로 사용되고 있는 동전의 경우 구리 등으로 제조한 것이라 명목화폐인 지폐보다 소재 자체의 가치는 높지만 명목가치는 현저히 낮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명목화폐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배경에는 산업의 발달로 인해 동일한 규격의 통화 생산이 가능해진 점과 사회법규의 고도화로 구성원 모두에게 강제로 가치를 부여할 수 있었던 억지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인류의 역사에서 지폐 등의 명목화폐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산업혁명 이후인 근대사회부터이며 현재는 가상화폐와 같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통화 역시 출현한 상태이다.